원주율에 숨어 있는 사랑의 은유 2008년 03월 14일(금)
사타 라운지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엔진 회사인 구글은 기업 공개를 1년 앞둔 지난 2005년 8월 18일 신주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새롭게 공모하는 주식의 발행 규모가 특이하여 화제가 되었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구글의 신주 발생 숫자를 왜 인용했는지 벌써 짐작했을 것이다. 오늘이 바로 그 원주율의 날, 즉 파이데이이기 때문이다. 파이데이가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8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과학관에서 수학단체 회원들이 모여 벌인 행사에서 비롯되었다. 그들은 3월 14일 1시 59분에 3분 14초 동안 묵상을 한 뒤 파이를 먹으며 우리 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원주율의 신비를 논하는 파이데이 기념행사를 가졌다. 그 후 이 행사는 국내에도 상륙하여 몇 해 전부터 포항공대와 일부 고등학교에서 3월 14일마다 파이데이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에는 특히 교육전문업체 등에서 원주율 외우기 및 삼행시 짓기 등의 다양한 행사를 펼칠 예정이어서 어느 때보다 파이데이를 기념하는 열기가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아직은 파이데이를 기억하는 이들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바로 오늘이 화이트데이이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 사탕 선물로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할 이가 있다면 그에게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화이트데이 대신 파이데이를 이용한 사랑 고백을 해보라고 말이다. 왜냐하면 파이데이에는 훨씬 더 달콤한 사랑의 은유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원(원)은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도형이다. 대칭 변환들의 모든 가능한 결합으로 이루어진 완전한 도형이 원이다. 이런 완벽한 도형을 기념하는 날, 완전한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또 원주율의 가장 큰 특징은 무한성이다. 이제까지 원주율을 가장 많이 계산한 기록은 2002년 일본 히타치사의 슈퍼컴퓨터가 세운 것으로, 무려 소수점 이하 1조2천400억 자리나 된다. 그 결과 515억 자리 이전에 ‘0123456789’와 ‘9876543210’의 행렬이 각각 6번씩 나온다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원주율의 규칙성은 아직 밝혀진 바가 전혀 없으며, 또한 언제까지 이어지는 수치인지도 알 수가 없다. 이처럼 영원히 새롭게 이어지는 원주율 같은 사랑을 마다할 이가 어디 있으랴. |
이성규 기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08.03.14 ⓒ ScienceTimes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