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주에 2019년 완공
거세질 `트럼프 보호무역` 미국 현지 생산으로 돌파
LG전자가 미국 본토에 첫 생활가전 공장을 짓는다. 이달 말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5일 LG전자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 생활가전 공장을 짓기로 하고 최종 용지 선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테네시주에 공장 용지를 알아보고 있으며 후보지를 1~2곳으로 좁힌 상황이다.
LG전자 생활가전 공장은 경남 창원과 중국 태국 멕시코 등 전 세계 곳곳에 펼쳐져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물량은 주로 한국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된다.
LG전자 미국 생산기지는 늦어도 올해 1분기 공장 용지 선정과 함께 본격적인 건설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완공 목표는 2019년 2분기다.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이 높고 관세율도 높은 세탁기 제품에 대한 생산라인이 가장 먼저 구축될 예정이다. 부피가 커서 운반비 등이 많이 들어가는 냉장고가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세탁기 공장에서 시작할 경우 전체 투자금액은 10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미국 공장을 1~2개 제품 생산만 하는 곳이 아니라 생활가전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 생산기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북미에 주로 제품을 수출해왔던 멕시코 공장의 경우 중남미에 판매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 계획을 바꿀 예정이다. LG전자 멕시코 공장은 1990~2000년대 초반에 지어져 생산시설이 노후화한 데다 근로자의 생산성이 떨어져 내부적으로 개선 방안을 찾던 중이었다. 냉장고 라인은 3개 가운데 현재 1개만 겨우 가동될 정도다.
LG전자는 만약 관세가 부활하더라도 생산성과 초기 입주에 따른 주정부의 인센티브 혜택, 운송비 절감 등을 감안하면 크게 손해 보는 게임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특히 멕시코에 비해 미국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이 높고 현재 작업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멕시코와 미국 테네시주 근로자의 인건비 차이는 2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공장 후보지를 당초 테네시주 주도인 내슈빌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용지 매입 등의 결정이 지연되면서 다른 기업이 이 용지를 사기로 결정해 테네시주 멤피스 등 다른 후보지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지난해 말 이사회에서 용지 매입 등을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결정이 미뤄지면서 다른 기업에 용지를 빼앗겼다"고 설명했다.
테네시 주정부는 세금 혜택 등을 주면서 LG전자를 적극 유치하려고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으로 인해 외국 기업들이 적극 나서면서 다른 기업에 용지 매입권을 부여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공약으로 미국·캐나다·멕시코가 포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내걸었다. 싼 인건비를 찾아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고 여기서 미국으로 물건을 수출하기 때문에 미국 내에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게 그 이유다. NAFTA가 좌초되면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LG전자 생활가전 제품에는 최대 35%의 관세가 매겨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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