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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차세대 TV, 경쟁사 LG 기술 채택

by hasd 2012. 2. 14.



ㆍ비용 적게 드는 ‘색상 구현’ 방식… 새 기술표준 될 듯

삼성전자가 차세대 TV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제조과정에서 LG의 색상구현 기술을 전격 채용한다. 삼성이 경쟁사인 LG의 기술을 채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LG가 세계 TV시장 1, 2위 업체인 점을 감안하면 LG의 기술은 OLED TV 색상구현 방식의 기술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12일 “삼성전자가 연내에 ‘화이트 OLED’ 방식의 패널을 대형 TV에 적용할 계획”이라며 “일부 장비업체와 설비 관련 발주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화이트 방식은 LG 진영에서 개발한 TV 색상구현 기술이다. 빛을 내는 흰색 소자에 여러 색의 필터를 입혀 각종 색채를 구현한다.

 

삼성은 그동안 화이트 방식 대신 ‘RGB(레드·그린·블루)’ 기술을 사용해왔다. 3가지 색을 내는 소자를 집어넣고 이들의 혼합을 활용해 여러 색깔을 만드는 방식이다.

삼성과 LG는 최근까지만 해도 OLED TV와 관련해 자사 기술이 우월하다며 자존심 대결을 펼쳐왔다. 앞서 두 회사는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부문과 입체화면(3D) 구현 기술을 두고 서로 다른 방식을 내세우며 기술력 대결을 벌였다.

삼성이 LG의 OLED 기술을 전격 수용한 것은 패널 생산효율과 무관치 않다. 기존 삼성의 RGB 방식은 화질이 뛰어나지만 초기 설비구축 비용이 많이 드는 약점이 있다. OLED 생산라인을 만들려면 OLED 기판(TFT) 생산과 표면처리(증착) 등에 관한 설비 확충이 필요하다. RGB 방식은 기판 생산설비까지 새로 구입해야 한다.

반면 화이트 방식은 액정화면(LCD)의 기판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삼성전자처럼 LCD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업체로서는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RGB 방식을 적용하면 대형패널 생산라인 구축에 들어가는 설비투자 비용이 화이트 방식의 1.5배가량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부쩍 기술표준보다 경영효율을 따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쑤저우에 LCD 라인건설하면서 LG형 7세대(1950×2250㎜) 사이즈를 따랐다. 양측이 수년간 기판 크기 표준을 두고 공방을 벌여온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중국의 TV업체들이 LG의 기판 크기에 따른 TV제품을 내놓고 있어 이들을 고객사로 잡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삼성의 LG 기술 채택은 부품산업의 지각변동과 세계 TV업계의 각축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단행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의 통합 이후 첫 작품으로 OLED TV 양산을 서두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올해 총 6조6000억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실리를 선택한 이상 OLED TV ‘속도전’에 불을 댕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전략의 축이 기존 LCD나 LED보다 OLED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삼성의 다른 관계자는 “화이트 OLED 방식은 삼성도 갖고 있는 기술로 LG의 고유 기술이 아니다”라며 “화이트든 RGB든 시장 상황에 맞는 방식을 제조업체에서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LG는 원조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OLED TV 경쟁에서 한발 앞서겠다는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 3·4분기에 TV용 OLED 관련 설비 투자계획을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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